Introduction

이전 글에서 박사 과정 동안의 준비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지원할 때 필요한 CV(이력서) 작성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사실 한국에서 이력서를 써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국식 이력서와 미국식 Resume는 포맷부터 내용까지 꽤 다르다. 한국에서는 사진을 붙이고, 학점을 적고, 자기소개서를 A4 한 장 이상 쓰는 문화가 있지만, 미국 빅테크에서는 깔끔하고 간결한 1~2페이지짜리 resume가 표준이다. 특히 나는 researcher CV 밖에 관리를 하지 않았어서, 처음에 산업계용 resume를 만들 때 “이게 뭐가 다른 거지?”부터 시작했다.

이 글에서는 미국 빅테크 취업 준비를 하면서 내가 직접 사용하고 정리한 Awesome-Ph.D.-CV 레포를 중심으로 template 선택과 ATS 통과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어떤 Template을 써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면, 산업계 지원에는 Jake’s ResumeDeedy Resume를 추천한다.

Template 용도 페이지 레이아웃 LaTeX 엔진
Jake’s Resume 산업계 SWE/인턴 지원 1페이지 단일 컬럼 pdfLaTeX
Deedy Resume 경험 많은 테크 전문가 1페이지 2컬럼 XeLaTeX
Awesome-CV 교수직/포닥 학계 지원 멀티페이지 단일 컬럼 XeLaTeX

박사 졸업 후 산업계 지원이라면 대부분 Jake’s Resume에서 시작하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아래에서 설명할 ATS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Deedy는 2컬럼으로 정보 밀도가 높지만, ATS 파싱 관점에서는 Jake’s가 더 안전하다고 한다. 그래서 Deedy format은 경력직들이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ATS: 사람보다 먼저 이력서를 읽는 존재

ATS(Applicant Tracking System)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빅테크에 이력서를 제출하면, 사람이 보기 전에 자동 파싱 시스템이 먼저 읽어서 필터링한다. 그도 그럴 것이 HR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한 포지션이 열리면 대략 500-1,000명의 지원자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CV를 autoparsing해서 걸러주는 툴을 사용한다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LaTeX CV 포맷의 상당수가 ATS에서 조용히 걸러진다.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나도 몰랐는데, 연구자들이 흔히 쓰는 포맷들이 실제로는 ATS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ATS를 망가뜨리는 흔한 LaTeX 트릭들(ChatGPT에게 물어 봄)

  • Custom font (XeLaTeX, fontspec) → ATS가 텍스트를 깨진 문자나 빈 칸으로 읽음
  • Multi-column layout → 컬럼이 합쳐지거나 통째로 날아감
  • 특수 기호/Unicode 문자?로 치환되거나 아예 스킵됨
  • 연락처나 논문 리스트를 표(table)로 작성 → 내용이 소리 없이 사라짐
  • Colored hyperref 박스 → 포맷 에러로 플래그되는 경우도 있음

그래서 safe choice는: pdflatex, 단일 컬럼, 표준 폰트, 특수 문자 최소화. 불확실하다면 Jake’s format을 쓰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이 template은 바로 이 필터들을 통과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뭐야 남들이랑 똑같은 template 쓰면 차별화가 안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resume는 디자인으로 차별화하는 게 아니라 내용으로 차별화하는 것이다. ATS를 통과하지 못하면 아무리 멋진 디자인도 의미가 없다.


무차별 난사하지 말고, 신중하게 하나씩 최적화해서 내라

취업 준비를 하다 보면 불안해서 지원 가능한 곳에 다 넣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근데 이게 생각보다 역효과가 크다.

코딩 인터뷰와 전공 인터뷰가 어느 정도 준비된 상태라면, 신중하게 꾸준히 하나하나 공고에 맞춰서 최적화된 CV를 내는 것이 훨씬 낫다.

이유는 간단하다:

  • JD 키워드가 CV에 있어야 ATS 점수가 올라간다. 각 공고의 Job Description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키워드가 이력서에 있어야 ATS 통과율이 높아진다. 무차별 난사하면 이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

  • 한 번 떨어지면 해당 기업에 보통 6개월~1년은 재지원이 안 된다.(중요. 이를 cool down period라 부름) 지원 난사를 하다가 자신이 자신없는 domain job에서 면접 보면 다음 더 fit이 잘 맞는 포지션에 넣기 쉽지 않아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가고 싶은 회사 몇 곳을 골라서 CV부터 꼼꼼하게 커스터마이즈하고 지원하는 것을 추천한다. LaTeX + Git으로 관리하면 지원하는 회사에 따라 branch를 따서 커스터마이즈해서 관리하거나, 아니면 Claude Code 선생님께 부탁하면 매우 편하다.


Fresh Ph.D.는 주니어다. Senior를 노리지 마라 (단, 회사마다 다르다)

특히, 지원서 난사 관련해서 한 가지 주의점은, job description에 industry 경험을 명시적으로 적어두는 경우가 있는데(e.g., 해당 분야에서 3/5년 industry 경험 요구), 과감히 이러한 job description에 넣지 않는 걸 추천한다. 박사 학위를 받고 나면 “나는 이제 고급 인력이니까 Senior Research Engineer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근데 미국 빅테크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Fresh Ph.D.는 대부분 주니어 포지션에서 시작한다(이러니 미국인들이 박사 과정을 잘 가지 않는다…research scientist position이 아니라면 그닥 advantage가 없음).

물론 이건 회사 문화마다 차이가 크다:

  • Amazon, Tesla 같이 학부생들도 많이 취업하는 곳은 Ph.D.를 Senior Engineer 레벨로 대우한다. 학위 자체를 그래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경우, fresh Ph.D.라도 SDE II나 Senior 레벨로 오퍼를 주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스타트업이 빅테크에 비해 좀더 이런 seniority에 관대한 편이다.
  • 반면 Google, Meta, Nvidia 같은 곳은 Ph.D.라도 L3~L4(주니어~미드레벨)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지원 전에 해당 회사가 Ph.D.를 어떤 레벨로 hire하는지를 미리 파악하자. Blind나 LinkedIn에서 같은 회사에 Ph.D.로 입사한 사람들의 레벨을 찾아보거나, recruiter에게 직접 물어봐도 된다.

중요한 건 레벨에 대한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설정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 주니어로 들어가서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무리해서 senior 포지션에만 지원하다가 계속 떨어지는 것보다 훨씬 낫다. 물론 레벨이 높으면 연봉도 높다. 근데 들어가는 게 우선이다.


흔한 실수들

국내 박사들이 미국식 resume를 작성할 때 자주 하는 실수들이 있다:

  • 사진 붙이기 → 미국에서는 이력서에 사진을 넣지 않는다. 차별 방지 차원.
  • 나이/생년월일 적기 → 마찬가지로 적지 않는다.
  • “자기소개서” 느낌의 장문 서술 → Bullet point 위주로 간결하게.
  • 학점 적기 → Ph.D. holder라면 학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 Multi-column LaTeX 학술 CV를 그대로 제출 → ATS 통과가 안 된다. ATS 시뮬레이터로 먼저 테스트하거나, Jake’s format을 쓰자.

이런 부분들은 알고 보면 별 거 아닌데, 모르면 첫인상에서 “이 사람은 미국 취업 시장을 잘 모르는구나”라는 시그널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하자.


정리

Template과 ATS 전략을 정리하면:

  • Jake’s Resume: ATS 안전, pdfLaTeX, 단일 컬럼 → 산업계 지원의 기본
  • Deedy Resume: 정보 밀도 높음, 2컬럼 → ATS 허용 여부 확인 후 사용
  • Awesome-CV: 학계 지원용 (교수직/포닥)
  • 무차별 난사 금지: 각 공고 JD에 맞게 커스터마이즈 후 신중하게 제출
  • 레벨 기대치 현실화: 회사 문화에 따라 Ph.D. 처우가 다름

다음 글에서는 Template 안에 어떤 내용을 어떻게 채울 것인지 — 특히 학술 경험을 산업계 언어로 전환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다.


한국 국내 박사로 미국 취업하기 시리즈입니다.

  1. 한국 국내 박사로 미국 취업하기 - 1. 박사 과정 동안 준비
  2. 한국 국내 박사로 미국 취업하기 - 2. CV Template 선택과 ATS 전략
  3. 한국 국내 박사로 미국 취업하기 - 3. CV 내용 작성하기
  4. 한국 국내 박사로 미국 취업하기 - 4. Interview 준비